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발아래서의 막달라마리아, (그림 출처:국민일보)
교회는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변할 수 없는 고백 위에 세워졌다. 이 믿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해서는 안 되기에 반석 위에 세운 교회라고 했다. 그런데 18세기 이후 기독교의 이 복음이 물렁해지고 있다. 그래서 그 위에 세워진 교회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생애와 십자가 처형에 대한 사회학적 해석은 주님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2천 년 전 유대사회에 대한 연구는 고뇌하고 웃고 울고 먹고 마시고 투쟁하는, 우리와 같은 성정을 지닌 채 사신 예수님으로 생동감 넘치게 되살려냈다. 그런데 너무 역사적, 사회적 관점에서 예수님을 바라다보니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신비, 십자가 죽음으로 온 인류의 죄를 대속했다는 종교적 고백들이 사라져버렸다. 이것이 오늘 서구교회와 진보적 한국교회가 직면한 위기의 뿌리이며 극복해야 할 과제다. 모진 박해 중에도 전승한 복음은 학문적 성과보다도 그저 십자가에 못 박힌 주님의 발아래서 어찌할 줄 모르는 안타까움, 죄송함, 감사의 마음이다. 그렇다고 기독교 복음이 반지성적이어서는 안 되지만 지금처럼 내 죄를 용서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돌아가신 주님의 은총이 가볍게 취급되거나 내 삶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서술되는 신앙은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사순절은 이 신앙을 회복하는 절기다. 어떻게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죽임 당하면서까지 포기하려하지 않았던 신앙의 유산을 오늘 내 삶에서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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