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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마지막 3년의 공생애를 불꽃처럼 살았다. 목적을 향해 자신의 삶을 불태우는 사람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이 우선이다. 주님도 그랬다. 공생애 시작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기다리고 고대하던 이들은 대부분 가난한자, 억울한 자, 환자, 소외자 등이었다. 그러니 이들을 만나는 예수님은 자신의 에너지를 몇 배나 빼앗겼고 당연히 몸과 마음은 쇠약해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음 편히 쉬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시간, 돈, 시설, 여유도 없었다. 그래서 주님은 이렇게 혼잣말처럼 탄식하기도 했다.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집이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도다. (눅 9:58) 영국 우스터의 성공회 성당(1084~1504년)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하고, 좀 특이하게도 예수님의 이 말씀을 새겨 넣은 창문이 있다. 창문 왼쪽에는 하얀 색 새 한 쌍이 다정하게 날고 있고 그 아래는 황금빛 찬란한 목이 긴 새가 새끼 세 마리를 돌보고 있다. 아래에는 붉은색과 황금색 여우가 서둘러 자기 집인 굴로 들어가고 있다. 이 여우들은 굴에 들어가 평안과 안식을 누릴 것이다. 행복한 연인들과 양육, 인생에 이런 것들이 참 소중하고 아름다운데, 주님은 여기에 신경 쓸 겨를도 없으며, 그렇게 평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조차도 없다. 그래서 주님 얼굴은 슬픈 건 아니지만 약간의 부러움과 허전함이 스며있는 것 같다. 주님은 평안히 쉴 수 있는 안식의 공간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일부러 쉬기 위해 혼자 한적한 곳을 찾기도 하고 제자들에게도 쉬라고 하신 것 같다. 인간에게 쉼은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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