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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엠마오 만찬, 141*175cm, 1606년, 밀라노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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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18년 09월 30일 10시 01분 07초

카라바조, 엠마오 만찬, 141*175cm, 1606년, 밀라노  

서양 중세 천년에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르네상스가 미켈란젤로의 죽음으로 쇠퇴하고 서양 미술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매너리즘(Mannerism)에 빠져들었다. 그 긴 터널을 박차고 바로크의 새 시대를 활짝 열어젖힌 이가 카라바조다. 바로크 미술의 특징은 강렬한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한 극적 장면의 연출이다. 카라바조의 엠마오 만찬의 화면은 어둡고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제자들은 여전히 지저분하다. 머리는 감지 않아서 떡이 져 있고, 이마에는 굵고 깊은 주름이 잡혀 있으며, 옷은 꾀죄죄하다. 오른쪽 제자의 늙고 야윈 목덜미와 탁자를 잡고 놀라는 손등의 핏줄이 선명하다. 제자들의 손은 노동에 찌들어 새까맣게 때가 끼어 있다. 심지어 부활하신 주님의 엄지손가락도 더럽기는 마찬가지다. 여관 주인의 부인은 늙고 침울하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을 선언하며 닫힌 제자들의 눈을 띄어주시는 예수님도 그리 밝지가 않다. 얼굴의 반은 빛에 드러나 있지만 반은 어둠에 잠겨 있다. 눈은 정면을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향해 마치 감긴 것처럼 보이고, 그나마 축사하시는 오른손으로 이 장면에 활기를 조용히 불어넣고 있다. 이 작품을 그리기 직전,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게 된 카라바조 - 살인자라는 죄책감과 형벌에 대한 화가의 불안이 주님이 부활을 알리는 희망의 장면에까지 침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