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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카 아르누스, 오소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나이다, 2018년, 슬로베니아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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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19년 02월 16일 17시 49분 09초

레즈카 아르누스, 오소서 모든 것이 준비되었나이다, 2018년, 슬로베니아

올해 세계기도주일은 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가 예배 문서를 작성했다. 슬로베니아는 한반도의 1/10 정도 되고 인구도 20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그러나 삼림이 우거지고 자연 경관이 빼어난 나라이고 사회주의 유고슬라비아 연방에 속해 있다가 1991년도에 독립하여서 사회보장제도가 꽤 잘 갖춰진 나라다.

그림은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맨 위에는 슬로베니아 여인들이 그들의 전통복장을 입고 모자와 스카프를 두른 채 춤추는 모습을 그렸다. 우리로 치면 여성들이 한복을 입고 머리에 수건 쓰고 춤추는 것과 같다. 슬로베니아 여성이나 한국 여성이나 모두 기쁨에 겨워 덩실덩실 추는 춤이다. 하나님 나라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기쁨이다. 잔치는 기쁨을 상징하는 가장 분명한 비유다. 비록 우리의 현실은 슬픔과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지만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기쁨을 믿고 바라보면서 믿음의 달려갈 길을 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다.

하나님 나라의 또 다른 특징은 풍성함이다. 잔치에는 먹을 것이 많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시골에서 잔치 한번 하면 며칠 동안 동네 사람들이 때마다 와서 먹었다. 온 동네가 흥겨운 것이다. 춤추고 노래하고 신나는데 먹을 것이 하나도 없다면 그 잔치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배불리 먹고 신나고 흥겹게 즐기는 삶,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모습이다. 화가는 슬로베니아 전통 음식으로 하나님 나라의 잔칫상을 차렸다. 슬로베니아 전통 식탁 또는 접시 모양의 상 위에 포도원에서 생산한 포도를 올려놓고 하트 모양의 빵을 그렸다. 이 빵은 슬로베니아의 나라꽃인 카네이션과 주산물 중의 하나인 벌꿀로 만든 달콤하고 맛있는 빵이다. 하나님 나라는 달콤하고 맛있는 음식이 풍성한 곳이다.

화가는 결국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했다. 맨 왼쪽에는 노숙인 여성이다. 그래도 실제보다 깔끔하게 그렸다. 길거리에서 사는 노숙인들은 모두 기피대상이다. 게다가 여성 노숙인은 그 중에서도 더욱 열악하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더욱이 어린 아이까지 안고 책임져야 한다. 인생의 최악이고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아마 이 여인이 죽지 않고 사는 이유는 그래도 이 아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두에게 버림받고 모두가 기피하는 이 여성 노숙인이 하나님 나라에 초청받았다. 
두 번째 여성은 시각장애인이다. 아직 어린 소녀임에도 앞을 볼 수가 없다. 현재의 삶 자체가 비극적이고 미래는 눈을 가린 것처럼 더욱 암울하다. 이 소녀에게 빛이란 없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현재와 미래가 캄캄하기만 한 이 시각장애인 소녀에게 꿈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광명의 새 인생이 보장된 하나님 나라 잔치에 당당히 초청받은 것이다. 우리가 이 감격을 느낄 수 있을까! 
세 번째 남자 아이는 청각장애인이다. 게다가 한쪽 다리도 없다. 세상과 제대로 소통할 수 없는 조건을 지닌 저 소년은 과연 어떤 인생을 펼칠 수 있을까? 불행한 삶, 이것도 삶이냐는 울부짖음이 자명한 삶이다. 이 소년은 이미 잔치를 향하야 몸을 돌려 가고 있다. 얼마나 이 현실을 벗어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겠는가? 교회는 저런 마음으로 와야 하는 곳이다. 마지못해 오는 곳이 아니라, 체면상 와주는 곳이 아니라. 
마지막 네 번째 앉아 있는 여성은 지체장애인이다. 고개를 제대로 가누지 못해 흔들며 손은 오그라져있고, 다리도 정상적이지 못하다. 그의 삶 자체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회한과 원망과 절망을 저 몸으로 받아냈을까?

이들 모두는 세속적 기준으로 보면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들어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결국 이들이 기쁨과 풍요의 영원한 잔치에 초청받았다. 마침내 하나님 나라 잔치에 들어간 사람들은 가난하고 힘없고 부족한 사람들이었다는 것, 이것이 예수님이 선포한 하나님 나라 복음의 역설이다. 기독교 복음에는 이런 통렬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