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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서재의 바울, 47*39cm, 1630년, 독일 국립박물관
서재에 사도 바울이 책상 앞에 앉아 있다. 책상과 그 위의 책에 묻힌 어둠, 그리고 방안으로 쳐들어오는 빛으로 환한 벽이 강렬한 대조를 이룬다, 마치 모든 삶과 역사에는 이런 극단적 요소가 한 화면에 존재하다는 듯이! 헝클어진 하얀 머리와 수염, 격무에 지친 노 사도의 표정에서 사명자의 고독을 본다. 그는 사랑하는 교인들에게 무엇이라 쓰고 있는 것일까! 왜 그는 편지를 쓰다 말고 깊은 수심에 잠겨 있는 것일까! 몸은 자꾸만 가라앉는다. 의자에 기대어 늘어진 팔을 다시 들어올리기도 힘겨워 보인다. 쓰던 편지를 마저 완성할 수 있을지…. 그럼에도 여전히 손에서는 펜을 놓을 수가 없다. 주님에 대한 사랑과 교인들에 대한 근심을 거둘 수가 없다. 성경은 손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고단한 삶으로 써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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