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2. 주보 그림>
현대 건축의 신비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성당(Sagrada Familia, 안토니오 가우디 작, 1882년 시공~)의 서쪽 정문은 화려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동쪽을 향하는 제단의 반대편인 서쪽 정문 왼편 위에는 요셉과 마리아의 결혼식 장면이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마리아와 요셉은 서로 몸을 구푸려 신뢰와 존중의 예를 표하면서 부부가 되고자 한다. 이들은 함께 손을 앞으로 뻗어 맞잡았다. 마리아는 요셉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 요셉은 아래에서 마리아의 손을 받쳐주는 모습이다. 전통적인 남녀 관계의 전형이다. 요셉은 마리아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언제까지나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하고 지켜줄 것을 다짐하고 있는 것 같다.
마리아는 다소곳한 자세로 눈은 약간 아래로 향하면서 요셉의 아내로서 신실함을 지킬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의 결혼을 보증하고 축복하는 이는 제사장이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하나님 자신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남녀가 부부가 되어 평생을 사는 것이 어려운 시대일수록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구해야 한다. 각 자 살아온 두 사람이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산다는 것은 주님의 은총이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요셉과 마리아의 세기적 결혼을 너무 멋진 천사가 나팔을 불며 축하하고 있다. 그것은 최후의 심판을 고지하는 나팔과 비슷하다. 결혼은 최후의 심판일까?
마리아의 결혼 전 임신은 이 모든 거룩함과 아름다움과 희망을 산산이 부셔버리는 끔찍한 불의였다. 용서할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죄악이었다. 더군다나 정의로운 요셉이라면 여기서 불의를 심판하고 정의를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요셉은 마리아의 부정을 덮으려 했고, 성경은 이러한 요셉을 의롭다고 평가했다(마태 1:19).
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