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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베로네세, 레위가의 향연, 555×1280cm, 1573년, 베니스 아카데미 미술관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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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0년 01월 25일 14시 34분 53초

<2020.1.26. 주보 그림>

파올로 베로네세, 레위가의 향연, 555×1280cm, 1573년, 베니스 아카데미 미술관


예수님이 많은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규모가 작지 않아 일반 식사라기보다는 정식으로 무언가를 축하하기 위한 향연이 더 적절하다.

주빈인 예수님 식탁에는 제자들이 앉았다. 베드로는 사람들에게 줄 양고기를 찢고, 요한은 주님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예수님 맞은편 자리에는 화가 당대의 고위층 사제가 빨간 예복을 입고 앉아서 무료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개와 원숭이와 고양이 등 동물들도 이 향연에 등장한다.

또 어떤 제자는 이빨을 쑤시고 있고 다른 제자들도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앵무새를 든 난장이도 있다. 넓디넓은 향연장에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식사하며 어울린다. 화가는 그 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을 이곳에 초대해 놓았다.

창과 도끼를 든 채로 술을 마시는 독일 병정도 있다.

이 그림은 크기가 세로 555cm, 가로1280cm에 이를 정도로 대작이다.

화가 베로네세(1528~1588년)는 16세기 베니스학파를 대표하는 화가다. 형태 중심의 로마-피렌체 학파와 달리 색채를 중시하는 유파의 한 사람이다. 사실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처럼 수도원 식당에 걸기 위해 제작했고 제목도 ‘최후의 만찬’이었다. 그런데 종교 심문관이 수도원장의 고발을 받아 그림의 이단성을 밝히는 재판을 열었다. 종교재판은 왜 신성한 그림에 원숭이와 개나 고양이 같은 불결한 동물이 등장하는지, 왜 이단종교(종교개혁의 개신교) 나라인 독일의 군인들이 버젓이 등장하는지를 따졌다. 결국 재판은 이러한 내용들을 수정하라고 판결했지만 화가는 끝내 따르지 않고 단지 제목을 ‘최후의 만찬’에서 ‘레위가의 향연’으로 바꾸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성경에서 레위나 마태는 모두 주님의 부름을 받은 세리로 나온다. 우리 주님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함께 만나며 하나님 나라 운동을 펼쳐나갔다. 거기에 인종, 계급, 직업, 성별의 차이란 없다. 그저 진정한 삶에 대한 열망과 진실함만이 주님의 파트너가 될 조건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