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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8. 라오콘 군상, 205x158x105cm, BC 1세기 경, 로마 바티칸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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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0년 03월 07일 13시 04분 35초

<2020.3.8. 주보 그림>

라오콘 군상, 205x158x105cm, BC 1세기 경, 로마 바티칸

이 놀라운 작품을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BC 1세기 정도에 만들어진 그리스의 청동상을 후대에 석고로 복제한 것이라는 설과 1506년 로마에서 당대 최고의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이 고대 작품을 발견했다고 하는데 실은 그의 모작이 아니냐는 가설도 꽤 설득력이 있는가 보다.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한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서 지금의 터키인 트로이의 제관 라오콘이 그리스 군이 남기고 간 목마를 트로이 성 안으로 들여오려는 계획에 반대하자 그리스 편을 들었던 포세이돈이 신의 계획을 무산시키려는 라오콘에게 저주를 내려 거대한 바다뱀 두 마리가 라오콘과 두 아들을 물려죽게 했다는 전설을 모티프로 삼았다.

저주 받은 인생에 거대한 뱀들이 온 몸을 휘감고 숨통을 조여 온다. 사악할 뿐 아니라 정말 무서운 뱀의 이빨이 라오콘 신체의 가운데인 골반을 사정없이 물고 있다. 라오콘은 몸에 감긴 뱀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써 보지만 별로 효과가 없다.

왼쪽의 한 아들은 이미 거의 숨이 넘어갔고, 흉측한 뱀과 뱀이 몰고 온 죽음의 공포 앞에서 잔뜩 겁에 질린 오른쪽의 어린 아들은 이제까지 든든하게 자신을 지켜주었던 아버지를 향해 호소한다 : 아버지, 어떡해요? 너무 무서워요, 숨이 조여와요! 그 순박한 아들의 얼굴이 보는 이들을 더욱 아프게 한다.

다른 일이라면 듬직한 아버지로서 아이들의 위험을 걷어내고 구해낼 수 있었지만 신이 내린 운명적 저주에 대해서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무력함과 안타까움, 그리고 도대체 왜 우리 아이들까지 이 고통의 수렁에 내던지시는지에 대한 원망과 탄식이 하늘을 비켜 바라보는 라오콘의 허망한 눈길과 굵게 자리 잡은 미간의 찌푸림 속에 새겨져 있다.

라오콘의 벌린 입 사이에서 흘러나온 신음소리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리(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와 같은 것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