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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5.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제주 4.3 토산리의 피에타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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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0년 04월 04일 09시 22분 25초

<2020.4.5. 주보 그림>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제주 4.3 토산리의 피에타

1498년 천재 미켈란젤로가 25살에 조각했다는 피에타, 사랑하는 아들의 처참한 주검을 안고 슬픔에 잠긴 어머니 마리아를 새겼다. 이미 생명이 떠나 축 늘어진 아들을 안고는 아무 말도 못하고 울지도 못한 채 침묵하기에 더욱 서럽고 슬픈 마리아….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500년이 지나도 로마 바티칸을 찾는 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72년 전, 제주에는 죽임의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1948년 4월 3일 이후 제주 도민의 30% 정도가 희생된 끔찍한 참극이었다(공식 신고는 14,000여명이지만 미신고‧미확인 희생자는 훨씬 많다고 본다). 그 후로 제주는 돌과 바람과 함께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섬이 된 것 같다. 그러나 희생자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고 부녀자와 아이들도 많이 죽어갔다.

대표적 피해지역 중 하나인 제주 표선면 토산리는 매년 12월이면 집집마다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마치 명절처럼! 갓난아이를 안은 여인을 아이와 함께 죽이면서 옆에 있는 아이에게 박수를 치라고 했다는 증언도 있다. 박수치던 아이는 이미 노년이 되었지만 밤마다 그 장면이 어른거린다고 한다. (제주 윤태현목사의 글)

최고급 이태리 대리석은 부드러워 조각하기에 좋지만 딱딱한 화강암은 어렵기에 손기술이라면 내로라하는 한국인이어도 훌륭한 조각가가 나오기에는 물질적 여건이 허락하지 않은 것 같다.

싸늘한 시체로 누워있는 어린아이를 어머니는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조금 전까지도 예쁜 짓하며 어머니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던 아기가 살해당했다. 까만 눈동자는 이미 허옇게 변하고 감아버렸지만 어머니는 그 눈이라도 애써 맞추려한다. 어찌할 줄을 몰라 미친 듯이 소리 지르며 뛰어다닐 어머니지만 이 잔혹한 역사의 모순과 폭력 앞에서 침묵한다. 그 깊은 침묵 속으로 삼킨 어머니의 원통함과 슬픔은 응어리져서 평생 가슴속을 휘젓고 다녔으리라!

슬픔(비탄)을 뜻하는 피에타, 이제 이것으로 되었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어머니의 슬픔으로 제주 4.3과 이 땅 모든 희생자들과 유족들을 위로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