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목사 임직 10주년에 독일 행 비행기를 탄 것이 처음이었다. 그 후 기장 총회본부와 NCCK 근무하면서 해외 출장을 좀 다녀서 마일리지가 7만 마일이 조금 넘었는데 한 번도 사용을 못하다가, 7만 마일이면 유럽을 다녀올 수 있고 새해부터는 일부분씩 삭감된다는 통고에 용기를 내서 작년 10월에 홀로 암스테르담으로 날아갔다. 주일 밤에 출발하여 토요일 오후에 돌아왔으니 주일은 빠지지 않았다. 교회에 광고는 하지 않고 당회에서만 상의했는데 장로님들은 흔쾌히 양해해주셨다. 기왕 가는 것 2주 정도 다녀오라는 권고도 있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한 주간 다녀왔다. 많이 망설이다 결심한 것이었지만 내 생애 최고의 결단이 되었다. 이제 다시는 그렇게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는 날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이 생각 하면서 나도 모르게 웃는다.
월요일 새벽에 도착하여 금요일 밤에 떠날 때까지 거의 대부분 암스테르담의 미술관을 돌아다녔다. 네덜란드 국립미술관은 바로 옆에 반 고흐 미술관과 함께 자리 잡고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렘브란트와 베르메르의 작품들을 많이 보았다. 그와 더불어 사진으로 담아온 나무 조각 작품 중에 ‘최후의 만찬’이 있다. 딱 500년 전 작품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좁은 공간에 밀착하여 모였다. 주님은 폭탄선언을 하신다, 너희 중 하나가 나를 팔리라. 이에 애제자(요한?)가 주님의 품에 안겨서 그가 누군지 여쭌다. 주님은 내가 떡을 주는 자가 그라고 답하시는 요한복음의 증언을 충실하게 나무로 새겼다. 12제자의 표정이 각각 살아있고 베드로와 요한과 유다의 역할도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요한 13:21~26)
원래 성만찬을 통해 주님을 기억하는 것이 기독교 예배다. 거기엔 배신의 모티프도 있지만 모두 제각각인 제자들이 그리스도의 피와 살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일치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 이 작품이 잡은 순간이야 뜨끔한 말씀이지만 그것이 행해지고 있는 공간에는 13명의 인물들이 간격 없이 겹치고 부딪히면서 온전히 하나를 이루고 있다, 주님이 주시는 떡과 포도주를 하나의 식탁에서 나누면서 말이다.
주제야 어찌되었든 그냥 그 자체로 부럽다, 그립다. 우린 저 추억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주일이면 모두가 함께 모여 한껏 소리 높여 찬양 부르고, 열정을 다해 예배에 참석하며, 그 모든 예배를 마친 후에는 다닥다닥 붙어 앉아 한 주간의 은혜를 나누고 수다를 떨면서 가기 싫을 때까지 함께 먹고 나누고 기뻐하고 눈물을 닦아주던 날들…!
오늘은 예수 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부분적으로나마 조심스레 주일예배를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다. 주여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