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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2. 주보 그림>
레핀(Repin), 예레미야의 울음, 91*75cm, 1870년, 러시아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예레미야는 ‘눈물의 예언자’라고 부른다. 2600년 전, 하나님의 사랑을 저버리고 강대국과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 유다 왕국에 닥칠 끔찍한 멸망을 안타까이 외쳐야 하는 예언자, 예레미야는 그래서 날마다 울면서 회개를 권하고 예루살렘의 참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목이 곧은 이스라엘은 끝내 예레미야의 눈물을 주시하지 않았다. 결과는 참혹한 파멸이었다.
이스라엘의 심장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었다. 도시 한쪽의 화재로 하늘엔 아직도 검은 연기가 가득 차 있고 성전은 무너져 내렸다. 성전을 굳건하게 지탱하고 있어야 할 기둥은 중심을 잃었고 자줏빛 성전 휘장도 찢겼다. 외형이 금빛이면 뭐하나,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져 내릴 뿐인걸.
부서진 성전 아래는 더욱 참담하여 여기저기 잔인하게 살해된 시신들이 나뒹굴고 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던 찬양도 이미 박살이 났다.
그렇게도 피하고 싶었던 끔찍한 현실을 마주한 예언자의 비탄은 그가 등댄 성전 벽의 황금빛과 대비되며 우리의 눈을 더욱 깊이 파고든다. 사랑하는 조국의 멸망을 고스란히 지켜보아야 하는 예레미야의 절망은 생기 잃은 나무토막 같은 그의 다리와 팔에 새겨져 있다. 예언자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옷은 찢기고 살은 드러나며 몸을 가눌 수조차 없어 엉덩이를 벽에 기대고 왼손으로는 난간을 잡고 그저 간신히 버틸 뿐이다.
긴 수염 속에서 입을 벌려 탄식하며 울음을 터트리지만 이미 눈물이 말라버렸다. 꺼이꺼이 예레미야의 마른 눈물 울음소리가 귓전에 들리는 것 같아 가슴 한쪽이 저려온다.
과거를 통해 예견된 미래를 바라보며, 하나님을 떠난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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