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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13. 주보 그림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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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2년 02월 15일 12시 37분 53초

<2022.2.13. 주보 그림>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열리고 있다. 대회 초반부터 쇼트트랙에서 중국의 어이없는 편파 판정과 탈락 때문에 오히려 온 국민이 관심을 쏟고 분개하면서 응원하게 되었다. 1896년 프랑스의 쿠베르탱이 고대 그리스올림픽을 근대 올림픽으로 새로 시작하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올림픽은 정치화되었다. 그래도 결과로 보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들은 세계인의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고 국민 의식을 개혁하고 시설을 정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정치적 혼란이나 독재국가 또는 불법 정부들일수록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건다.


우리나라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열었지만 그 전인 1988년에 하계 올림픽을 개최했다. 이것 또한 쿠데타로 민주정부를 뒤엎은 전두환 군부독재정부가 국민의 민주 열망을 잠재우고 대외적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홍보하기 위해 억지로 따낸 정치 산물이지만 우리도 올림픽 개최를 통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고 국가 자부심을 한 단계 올린 계기가 된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전까지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비참하고 가난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홍보함으로써 국격을 높이고 국민이 자신감을 갖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올림픽은 실제 여러 분야별 경기를 통해 육체적 실력을 겨루지만 개막식과 폐막식을 통해서는 인류의 정신과 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개·폐막식을 통해 개최국의 역사와 얼을 전 세계인들에게 설명하는 아주 뜻깊은 행사다. 88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순서가 하나 있었다. 1988년 9월 17일 오후 1시 10분, 개막식 행사가 2시간 정도 진행되었을 때, 무용단의 화려한 군무와 태권도의 역동적인 격파 시범이 끝나고 모두 퇴장 한 후 10초간 운동장에 정적이 흘렀다. 그 순간, 초가을 햇빛의 정점에서 드넓은 녹색 운동장 저쪽 구석에 하얀 점 같은 것이 하나 나타나더니 운동장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렀다. 하얀 모자, 하얀 반팔 티셔츠, 하얀 반바지, 하얀 운동화를 신은 8살 꼬마가 굴렁쇠를 굴리면서 1분 동안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더니 멈춰서 손을 흔들었다. 그는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올림픽 개최지로 일본의 나고야를 누르고 서울이 결정된 그 날에 태어난 아이들 중에서 선발된 소년이었다. 이전의 화려함과 격정적인 동작과는 너무 다른 소박하고 단순하고 고요한 이 퍼포먼스에 전 세계가 벅찬 찬사를 쏟아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폐막식은 중국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총괄 감독을 맡았다. 전 세계를 감동시킨 굴렁쇠 퍼포먼스를 기획한 사람이 이화여대 교수이면서 제1대 문화부장관을 지낸 이어령선생이었다. 그는 당시 올림픽 개·폐막식 총괄기획자였다. 이어령은 예닐곱 살 어렸을 때 햇빛 쏟아지는 정오에 오솔길을 따라 혼자 굴렁쇠를 굴리고 가다가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은 기억을 더듬어 굴렁쇠 퍼포먼스를 기획했다고 한다. 아직 꼬마였지만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슬픔 같은 것을 느낀 것 같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그는 어린아이도 영성이 있다고 한다. 정오의 뙤약볕 아래 혼자 굴렁쇠를 굴리다가 문득 슬픔을 느꼈는데 그 감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어령의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 솟아나온 결과, 그것이 전 세계를 감동시킨 정오의 굴렁쇠였다.


과거를 깊이 생각할수록 지혜가 솟아난다. 주님의 은혜를 되살릴수록 사랑하게 된다. 그래서 신명기는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하나님이 사람을 세상에 창조하신 날부터 지금까지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 (신 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