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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7. 주보 그림> 사랑과 죽음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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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2년 07월 17일 23시 34분 49초

<2022.7.17. 주보 그림>


사랑과 죽음


최근 사랑하는 주민교회 식구들 세 분이 이어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 이상윤권사님(72세, 6/25일 장례)은 담낭 암 발견 4년만이다. 그동안 수술과 항암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거치면서 온전한 치유를 기대했지만 끝내 우리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러나 6개월 선고 받고도 3년을 더 연장한 것만으로도 작은 기적이다. 한맹순권사님(108세, 7/11일 장례)은 주민교회의 어머니로서 우리들 각 자가 나아가야 할 신앙의 이정표가 되셨다. 백세를 훌쩍 넘기신 삶이 길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늘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전한 신앙으로 젊게 사셨기 때문이다. 한권사님의 헌신은 주민교회와 이해학원로목사님의 역사와 더불어 길이 새겨질 것이다. 이필용성도님(82세, 7월 14일 장례)은 평생 유학자로서 학문과 생활에서 올곧은 자세를 유지하셨다.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유교에 대한 배신이 아닌가 고민하셨지만 소천하시기 보름 전에 극적으로 세례를 받았다. 아내 신만섭권사님에게 평생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선물을 주시고 떠났다.


주민공동체는 세 분의 소천에 애도하면서 마음과 뜻을 모아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믿음으로 안내해드렸다. 수고하신 장로님들과 여러 교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말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모든 장례 일정을 주관해주셔서 큰 무리 없이 은혜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무더위와 장마가 우리를 힘들게 하는 요소였지만 이리저리 피할 수 있었고, 큰일에 일어나기 쉬운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도 미리 조정하셔서 매끄럽게 인도해주셨다. 장례 기간에는 유족이나 교회 공동체나 사실 정신이 없다. 장례 예식 자체에 준비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모든 장례 순서를 다 마치고나서야 안도와 감사로 마음을 정리하게 된다. 그럼 이제 다 된 것인가.


연세 드신 부모님들을 먼저 보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너무 일찍 가셔서 아쉽기도 하지만 부모상은 대부분 호상이어서 자식은 부모 부재의 현실을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마음도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된 것 같다. 부모는 언젠가 자식보다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이것이 현실이 된 것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장례 다 마치고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 저 아래쪽에서부터 울컥 뜨거운 눈물이 솟아오르는 때가 있다. 우리 부모님은 소천하신 지 꽤 시간이 흘렀다. 어머니는 거의 40년, 아버지는 20년이 되었기에 그런 감정이 올라오는 주기가 뜸해졌지만 부모님 돌아가시고 몇 년 동안은 불쑥불쑥 자주 발생하곤 했었다. 그런 때가 중년의 갱년기와 겹치면 한동안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세 분이 손을 잡듯이 우리 공동체를 떠나셨다. 연결 연결 되었던 고리들이 중간 중간 끊어진 느낌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먼저 가신 세 분이 하나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슬픔보다는 희망으로 자신을 다독거린다. 그럼에도 마치 부모 상 당했을 때처럼,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고 그 모습들이 우리들 눈을 흐리게 할 것 같다. 늘 환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교회를 사랑했던 이상윤권사님, 주민교회 첫출발부터 교인들과 교회를 돌보느라 잠시도 앉아있지 못하고 종종걸음으로 부지런히 이 사람 저 사람 교회 구석 구석 살피시던 한맹순권사님, 점잖은 모습으로 사람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탐구하고 정리해서 후대에 남겨주시려 했던 이필용성도님, 이 분들의 그리운 모습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