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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1. 주보 그림>
이상일, 탄생의 길, 라드라비
7월에 방문했던 라드라비미술관 카페에는 주인장 이상일님의 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 평생 자기 삶의 자리였던 미용실을 홀연히 접고 10년 동안 산속에 들어앉아 생을 그리고 만들었다.
연필을 깎아 혼신을 다해 작업한 여러 그림들과 생소한 설치 작품들을 돌고 돌아 맨 마지막에 이르면 특별한 길 앞에 서게 된다. 순간, 이게 뭐지? 한 사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 바닥은 나무로 되어 있고, 길은 좁고 어두우며, 천장에서는 빛과 함께 긴 실들이 내려와 늘어져있다.
한 사람씩 그곳으로 걸어 들어갈수록 천장에서 내려온 실들이 길어진다. 자연히 바닥과 실 사이의 공간이 짧아지고 그 길을 걷는 사람은 고개를 숙여야 한다. 길의 끝에 이르러서는 거의 앉아서 걸어야 할 정도다. 길을 더 좁게 하고 싶었지만 소방법에 따라 더 이상은 할 수 없었다고 작가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좁은 길을 빠져나오면 하늘이 유리창으로 열려 있는 방으로 이어지고 그 방안에는 다시 하얀 천으로 둘러싸인 작은 공간이 있다. 그 안에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아기 사진들이 바닥에 놓여 있고 위에는 아이 부모의 흑백 사진이 걸려 있다.
우리가 몸을 낮추면서 걸어온 길은 어머니의 산도(産道)였다. 누구나 존재의 탄생은 좁고 어둡고 몸을 바짝 낮추어야만 가능한 신비다. 그 험난한 과정을 거쳐서 울음소리와 함께 세상에 태어났을 때 푸른 하늘이 활짝 열린다.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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