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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8.28. 주보 그림> 이상원(1935년~ ), 동해인(東海人), 한지 위에 먹과 물감, 130*170cm, 1998년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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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2년 08월 29일 10시 58분 32초

<2022.8.28. 주보 그림>


이상원(1935년~ ), 동해인(東海人), 한지 위에 먹과 물감, 130*170cm, 1998년


오후에는 또 춘천의 명물로 딸이 소개해준 이상원미술관 뮤지엄스테이에 갔다. 지난번 이천 라드라비와 느낌이 비슷한데 그 산속에 엄청난 규모의 미술관과 레스토랑 그리고 숙박시설을 갖춰놓았다. 멋진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파스타와 피자를 폼 나게 먹고 차를 타고 꼭대기 화랑으로 올라갔다. 거의 90세에 이른 화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중의 한 분이셨다. 작품을 통해 드러내는 그의 관심은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이다. 특히 마대자루‧그물‧군화‧철모 등이 시간에 쓸려 해져가는 모습을 안쓰러운 마음으로 많이 담아 놓았다.


화가는 세월에 패인 인생도 담았다. 동해안을 다니면서 만난 분들인 것 같다. 고무신에 버선 신은 우리 부모 세대의 어르신들이다. 할아버지는 한 때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망망대해에서 거친 파도와 싸우며 막강한 힘으로 그물을 들어 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팔팔한 기운이 쇠하여 겨우 자기 몸 하나 감당할 뿐이다.


평생 함께 걸어온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딘가를 향해 눈길을 주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의 방향일까. 할머니는 등에 짐도 하나 짊어지고 허리를 조금 숙였다. 짐이 가볍지는 않은 것이다, 허리를 좀 숙여야 무거운 짐이 땅으로 할머니의 작은 몸을 끌어당기는 것을 막을 수 있으니 말이다. 왼손으로 지팡이를 짚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왜 이런 만만치 않은 짐은 꼭 여성이 들었는지….


두 분의 주름이 서럽다. 입가‧콧잔등‧이마‧손등, 어느 곳 하나 쭈그러지지 않은 곳이 없다. 나름 팽팽했을 피부마다 시간이 반복해서 지나가면서 골을 내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할머니의 이는 이미 다 빠져서 보이지 않아도 웃음기가 살짝 묻어난다. 해질녘 창가에 들어오는 한줌 햇볕 같은 희망이다. 이 가정은 할머니의 웃음 때문에 산다.


화가는 스러져 가는 모든 존재를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