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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8. 주보 그림> 린다 리처드슨, 예수님 울다, 23*35cm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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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3년 10월 07일 22시 32분 35초

<2023.10.8. 주보 그림>


린다 리처드슨, 예수님 울다, 23*35cm


미술은 기본적으로 형태와 색채인데, 색깔이 너무 예쁘지 않다. 화면 배경이 검붉은 색이다. 밝은 붉은색도 많은데 굳이 암적색(暗赤色, Dark/Deep Red)으로 표현했다. 어둡고 짙은 붉은색이다. 이런 색을 보는 사람들은 뭔지 모를 암울함에 빠진다. 예수님 품에 안긴 사람은 머리에 두건을 쓴 것으로 보아 여성인 것 같다. 성경에서 인용했다면 아마도 오빠 나사로의 죽음 후에 예수님을 찾아온 마리아일 것이다. 사랑하는 오빠의 허무한 죽음 앞에서 어찌하지 못하는 슬픔으로 예수님 품에 안겨 흐느낀다. 주님은 그를 안아주신다, 그의 슬픔을 끌어당겨 안아주신다.


슬픔을 안는 예수님은 거리를 유지하는 객관적 인물이 아니다. 이 사람의 슬픔을 분석하는 제 삼인칭 관찰자가 아니다. 기독교 신앙은 객관적‧과학적‧실험적일 수 없다. 내 마음과 뜻과 땀과 삶 전체를 투여해야 하기에 실존적이다. 주님은 그의 슬픔 모두를, 그 슬픔의 근원을, 그 슬픔 자체를 끌어안는다. 슬픔으로 잔뜩 찡그린 미간과 함께 주님의 얼굴마저 어두운 붉은색이다. 절망적 슬픔이 주님 얼굴까지 삼켜버렸다. 어두운 배경의 그림이 보통 그렇게 하듯이 예수님 얼굴이 밝았다면 배경과 대비되고 두드러지면서 보기 편했을 텐데, 같은 계열의 어두운 붉은 색깔을 입혀 관람자를 거북하게 만든다. 보기에는 불편하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는 것은 주님이 슬픔에 전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검붉은 주님의 얼굴에서 굵은 눈물이 양쪽으로 흘러내린다. 그의 눈물이 지금 슬퍼하는 사람의 얼굴을 적실 것이다. 그의 피가 구원의 길을 찾지 못해 아파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생명을 주듯이, 주님의 눈물은 우리의 아픔을, 상처를, 절망을 타고 흘러 새 소망을 피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내 인생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일은 주님의 긍휼을 구하는 것이다. 나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주님 품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나는 기적을 바란다. 되풀이되는 아픔과 상처를 통해 개선의 희망이 엷어지는 현실이지만 간절함으로 주님의 은총을 구한다. 건강‧경제‧가정‧자녀‧직장‧사회 등 이제는 말로 설명하기도 버거울 정도로 지쳐 그저 한숨과 눈물만 나온다 해도, 그 속에 선 내가 너무 무기력하게 보이는 그 상황이야말로 우리를 가엾게 여기시는 주님을 믿고 그의 은총을 구할 때다. 주님이 안아주시면 된다. 주님이 내게 눈길을 주시기만 하면 된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리듯이, 암 환자가 내 암을 고칠 수 있는 새로운 약의 대중화를 고대하듯이, 나 때문에 눈물 흘리는 예수님을 믿고 그분 품에 안기는 사람은 행복하다. 여기가 내 인생에서 기적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타인을 가여워하는 사람은 주님이 그를 가여워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