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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7. 제라드 세헤르스, 성 베드로의 참회, 148*110cm, 1629년, 러시아 에르미타쥬미술관 주민교회 (jum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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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올린 시간 : 2020년 06월 06일 19시 36분 22초

<2020.6.7. 주보 그림>

제라드 세헤르스, 성 베드로의 참회, 148*110cm, 1629년, 러시아 에르미타쥬미술관

기독교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의 하나가 베드로다. 그는 예수 공동체의 대표로서 2천년 기독교를 지탱해 왔고, 로마교회의 수장으로서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주님은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을 흡족히 여기셔서 이 베드로의 신앙 위에 교회를 세우시고 베드로에게는 천국의 열쇠를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위대한 베드로도 주님 앞에서는 늘 자신의 죄를 참회한다는 것이 기독교 신앙이다. 오늘 참회하는 베드로는 혈기왕성하여 뭘 모르던 때가 아니라 인생과 신앙의 모든 부침을 다 거치고 난 다음의 모습이다. 그런데 화가는 이러한 노년의 베드로를 참회하는 인물로 그렸다.

이미 머리와 수염이 허옇고 가운데 머리카락은 그나마 다 벗어진 베드로다. 머리카락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베드로가 짊어진 삶의 고뇌도 깊고 무거웠다는 것이리라. 산전수전 다 겪은 노 사도가 두 손을 꼭 깍지 낀 채로 간절히 기도한다. 이마의 깊은 주름만큼이나 간절한 기도다. 그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있다.

옆에서 두 눈 똑바로 뜨고 입 크게 벌려 수탉이 베드로의 죄를 증언하고 있다. 그렇게 큰 소리쳤건만 베드로는 손사래를 치고 저주하면서까지 예수를 부인했다. 불과 얼마 전에 자신이 그렇게 큰소리쳤던 약속을 아주 쉽게 내버리고 두려움 앞에서 죄의 덫에 빠졌다. 베드로를 평생 따라다닌 이 트라우마는 베드로의 것만이 아니다. 그를 보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의 죄에 대한 가능성이기에 아프지만 공감하는 것이다.

참회 앞에서는 천국의 열쇠도 별 소용이 없다.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죄의 위험으로부터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죽는 순간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기도하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다. 예수 그리스도 이후 우리는 우리의 내면을 창공보다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영혼의 거울에 비춘다. 말씀 앞에 자신을 세우면서 얼마나 진지하게 자기를 닦느냐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다.

처절한 자기 성찰과 죄의 고백–기독교가 말하는 구원의 유일한 통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