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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이 미선이 추모비를 세우며...(10주기 추모사) 윤혜숙 (61youn)
2017년 06월 12일 14시 04분 12초 529
효순이  미선이 추모비를 세우며...

효순아, 미선아! 
너희 이름을 다시 불러 본다.
벌써 10년이 흘렀구나! 그 해, 6월을 어찌 잊을 수 있겠니?
2002년, 월드컵 축구로 세상이 온통 잔칫집처럼 들썩이던 6월,
여름이 녹음으로 짙어가던 어느 날. 
너희는 여느 때처럼 그 길에 나섰지. 
늘 그렇게 집과 학교를 이어주던 길. 
초등학교 동창인 너희는 학교가 끝나면 그 길을 걸으며, 
까르르 웃고 토닥거리고 때론 삐치고 싸우기도 했겠지. 
아무려면 어떠니? 
웃고 울던 너희의 사춘기와 주변의 일상들이 함께 녹여진 길인 것을…. 

그 길이 너희의 마지막 길이 되었구나!
장갑차에 깔린 너희의 여린 몸에 시퍼런 죽음의 공포가 덮쳐왔을 때,
얼마나 두렵고 고통스러웠니? 
장수하시던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목이 메는데...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자식도 부모는 차마 땅에 묻지 못하는데... 
하물며, 너희를 어찌 묻을 수 있겠니? 
아버지들도 너희처럼, 초등학교 동창이었구나. 
그 길을 다니면서 장갑차가 지나가는 것을 수없이 보고 살았지. 
위험하긴 해도 서로 비키면서 조심하니까 별일 없을 거라 믿고 사셨겠지. 
그러나 막연한 믿음에 돌아온 것은 사랑하는 너희들의 주검이었다.

무참히 빼앗기는 너희의 그 꽃다운 삶을 지켜주지 못했구나.
그래서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려오는구나.
이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말 - 너희는 이마저도 말하지 못하고 떠났지만, 
이제 다시는 이 아픔을 되풀이하지 말자고 뒤늦게나마 이곳에 
우리의 다짐을 세운다.
또다시 이 땅에 너희의 어이없는 고통이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언약의 증표로 이 추모비를 세운다. 


미선아! 효순아!
10년 전, 너희들을 추모하는 작은 집회에서 나는 추모사를 낭독했었다. 
그 때, 내겐 너희보다 한 살 더 많은 쌍둥이 딸이 있었다. 
우리 딸 또래인 너희들의 엄청난 비보에 내 가슴이 얼마나 무너졌던지, 
견딜 수 없는 괴로움으로 그저 눈물만 쏟았단다. 
그러니 너희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겠니? 
탄식하며 몸부림치는 너희 부모님의 소리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단다.
이제 우리 딸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단다. 
너희도 한창 그럴 나이가 되었는데... 
해맑은 너희 모습이 그립구나! 
이제, 이곳에 추모비를 세움으로써 너희를 잊지 않고 기억하련다.
억울한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불공정한 한. 미 주둔군지위협정의 
개정을 요구하고, 이 땅에 정의로운 평화를 만들고자 다짐한다.
너희도 저 하늘에서는 진정 평안을 누리며, 
이 땅에서 이뤄지는 이 작은 움직임들을 힘차게 응원 해 다오. 
너희는 이젠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의 사랑스런 딸이요, 다정한 친구이며, 언니이면서 동생이 되었다.  
작지만 뜨거운 마음들이 모여 세운 이 추모비 앞에서 
다시 한 번 너희 이름을 불러 보고 싶구나!

효순아! 미선아!  
미선아! 효순아!

                           2012년 6월 13일 
한국기독교 장로회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협동총무 윤 혜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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