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잔인한
그날'..슬픔에 잠긴 안산
세월호 2주기 추모제..2000여명 단원고 도보행진뉴스1
|최대호·조정훈·권혁민
기자 입력 16.04.16. 18:13
(수정 16.04.16. 18:13)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이 열리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안산=뉴스1) 최대호·조정훈·권혁민 기자 = 안산시가 다시
슬픔에 잠겼다. 떨쳐내고 싶은 아픔이지만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그날이 찾아왔다.
모두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 그후 2년이 지난
16일 안산은 여전히 슬픔을 머금고 있었다.
하늘도 그날을 기억하는지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노란색
리본이 새겨진 거리의 현수막들은 그날의 아픔을 상기시켰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화랑유원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평상시 오가는 이 없어 쓸쓸했던 이곳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을 찾은 추모객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교복 차림의 학생들부터 어린 자녀와 함께한 시민,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까지 2년 전 그날을 차마 잊지 못한 모습이었다.
오전 10시 세월호 2주기를 알리는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분향소 앞에 운집한 수천여명의 시민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먼저 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숙연함이 묻어났다.
이어진 추모식에서는 단원고 2학년3반 고(故) 박예슬양의 동생
예진양이 조사(弔詞)에 나섰고 이를 경청하던 일부 시민들은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에서 2학년 3반 故 박예슬양 동생 예진양이 추모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예진양은 조사에서 "언니와 평생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이제는
서로의 빈자리만 바라보고 있다. 언니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고 언니의 품속과 그 손의 온기가 잊히지 않는다"며 먼저 떠난 언니를
그리워했다.
예진양은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며 눈물로 애원했다.
이어 희생자를 추억하는 내용의 '기억영상'이 상영되자 생전
그토록 해맑았던 그들을 이젠 영상 속에서밖에 볼 수 없게 된 상황을 견디지 못한 시민들은 또다시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16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식에서 헌화를 마친 단원고 재학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분향소 안은 헌화를 기다리는 추모객들로 가득 찼다.
자원봉사자들은 추모객들을 위해 노란 리본과 국화를 준비해 나눠줬다.
분향소 내부 오른쪽 벽면에는 희생자 한명 한명의 생전 모습이
영상으로 띄워져 있었다. 반대편 벽면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문자가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딸아이와 함께 헌화를 마친 40대 중년은 출구 앞에서 연신
눈물을 닦아냈고, 교복 차림의 여학생은 회상에 잠긴 듯 한동안 정면을 바라보며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분향을 마친 시민 2000여명은 단원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도보행렬에 동참했다.
그들은 약 2.3㎞ 구간을 걸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희생 학생들이 생활했던 기억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단원고는 2년 전 그날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났다 돌아오지 못한 250명의 학생들이 사용했던
교실. 지금은 '기억교실'로 불리는 이곳에는 추모 꽃다발과 편지, 메모 등 먼저 간 그들을 그리워하는 마음들이 가득했다.
"웃으며 꼭 만나자",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해" 등 그리움
담긴 메모들이 교실 곳곳에 붙어 있었다.
시민들은 온기가 사라진 교실을 둘러보며 희생 학생들을
추모했다.
꽃다발을 가져온 한 20대 여성은 "참사 당일 동생 같은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교복을 입은 한 여학생은 메모지에 "사랑해 너희들 다 영원히
사랑해"라고 적은 뒤 교탁위에 놓고 갔다. 학생의 눈시울은 붉어져 있었다.
차마 그날의 이야기를 물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학생의
표정에서 먼저 간 친구, 스승을 향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었다.

세월호 참사
2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희생 학생들이 생활했던 기억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2016.4.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사진을 찍고, 학생들이 사용했던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적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방식은 다르지만 학생들을 추모하는 마음은 모두 같아 보였다.
단원고 정문을 나서는 한 시민은 "학생들이 생활했던 교실을
직접 와 보니 세월호 참사가 얼마나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4월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인근 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는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모두 476명이 탑승했으며 이중 304명(단원고 학생 250명)이 숨지거나 돌아오지
못했다.
sun0701@
원문보기 : http://m.media.daum.net/m/media/society/newsview/20160416181319513#miniVie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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